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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의 심쿵심쿵] "선생님, 한참 지났는데 출산을 안해요"

 

얼마 전 한 통의 상담 전화가 걸려 왔다.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2시간이 넘었는데 두번째 새끼가 안 나온다며 병원에 가야 하는 지 물었다.

 

고양이는 난산이 별로 없다는 얘기를 들어서 걱정 없이 있었는데 출산 시간이 길어지니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한 것이다.

 

고양이의 경우 출산 간격이 조금 더 길어져도 정상분만 할 수 있으니 편한 환경에서 출산할 수 있게 지켜 보라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출산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난산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난산의 기준은 녹갈색 분비물이 보인 뒤 2시간이 지나도 태아가 나오지 않을 때, 배에 힘을 지속적으로 강하게 주는데도 30분이 넘도록 태아가 나오지 않을 때, 이전 태아가 나온 후 4시간이 지나도록 다음 태아가 나오지 않을 때(고양이의 경우 간혹 12~24시간까지) 등이다.

 

이 밖에 좀 더 특수한 경우로 임신 기간이 70일이 넘었거나 태아수가 적어 거대 태아인 경우 혹은 태아수가 너무 많아 시간이 지연되어 자궁 무력증이 발생한 경우 등도 난산에 해당된다.

 

난산 시 우선적으로 약물 등을 이용해서 유도 분만을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약물 반응이 없거나 혹은 약물을 투여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제왕 절개도 고려해야 한다.

 

개의 경우 불독, 보스톤테리어, 퍼그, 치와와, 페키니즈, 닥스훈트 등, 고양이의 경우 샴, 페르시안 등은 특히 난산이 자주 발생하는 품종이다.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난산의 증상을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태아가 산도에 끼어 있는 상태로 모체가 10분 이상 계속 힘을 준다면 태아의 사망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바로 병원에 갈 수 없다면 깨끗한 장갑 등을 끼고 태아의 몸통을 좌우로 살살 흔들어서 견인하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전화를 했던 고양이 보호자는 결국 더 참지 못해 병원에 내원했고, 처치 전 태아 상태 확인을 위해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해본 결과 엄청나고도 당황스런 반전이 있었다. 뱃속에 태아가 없는 것이었다.

 

사람과 달리 개와 고양이는 다태(多胎)동물이기 때문에 대략 교배 후 50일 정도가 지나면 태아 수를 확인 하여 출산에 대비한다. 하지만 이 보호자는 그 과정을 생략 했던 탓에 혼자 맘 고생을 하게 된 것이었다.

 

어미 고양이는 그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료 내내 골골송을 부르며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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