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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노트] ‘입이 없는 고양이’에게 배우기

얼굴은 사람의 정신(얼)이 들고나는 통로(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기쁨과 분노, 슬픔, 즐거움 등의 심기가 얼굴을 통해 드러난다. 그래서 얼굴은 그 사람의 마음과 같다고 말한다.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대부분 입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좌지우지 된다. 따라서 입이 없으면 표정도 사라질 것이다. 만약 무표정한 얼굴만 존재한다면 세상은 얼마나 거칠고, 황폐해 질 것인가.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유명 고양이 캐릭터 가운데, 입이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헬로 키티’이다. ‘키티’라는 이름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하얀색 고양이의 이름에서 차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캐릭터는 1974년 생으로 우리나이로 치면 마흔 셋이다. 세상에 선보인 이후 일본뿐 아니라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사랑만큼이나 일본에서 만들어진 캐릭터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노트펫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 캐릭터의 가장 큰 특징은 입이 없다는 것이다. 자칫, 입 없는 인형이 혐오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입을 만들지 않은 것일까. 이 물음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어 정말, 입이 없네!’하고 의아스럽게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상대의 심기를 살펴보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이 생각보다 많은 부담과 스트레스를 안긴다. 이 캐릭터를 세상에 선보인 일본 ‘산리오‘ 사의 개발팀은 이 같은 인간심리를 꼭 짚어낸 것이다. ‘헬로 키티’를 바라 볼 때만이라도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안해지라고 말이다.

 

게다가 표정 없는 ‘헬로 키티’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시켜, 스스로가 처한 마음의 상태도 읽어보라는 고도의 심리장치도 숨겨 놨다. 놀라운 상상력이다. 이 캐릭터가 오랫동안 인기몰이 한 비결은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본 발상 때문은 아닐까.

 

우리는 최근 큰 뜻을 품고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이 말 한마디 때문에 곤두박질치는 사례를 여러 차례 봐왔다.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대변한다. 때론 본의가 아닌 경우도 있으나,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내뱉으면 돌이키기 쉽지 않은 일이 되곤 한다.

 

‘귀는 둘이요, 입이 하나인 것은 말하기보다 남의 얘기를 더 들으라는 뜻’이라는 얘기를 귀가 닳도록 들어왔다. 그럼에도 현실에선 실언과 망발이 이어지고 있다. 말이 많아, 탈도 많은 세상이다. 그래서 ‘입이 없는 고양이’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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