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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간 캉스독스] 집앞 길고양이 삼국지, 새로운 지배자의 등장

[노트펫] 집단생활을 하는 사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고양잇과 동물들은 혼자 생활하는 것을 좋아한다.

 

고양잇과동물들은 생존에 필요한 먹이를 구하고, 번식을 하기 위해 자신만의 배타적인 영역을 필요로 한다.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들도 다른 야생 고양잇과동물들과 비슷하다. 그들도 자신만의 작은 공간들이 필요하다.

 

필자가 사는 컬럼비아시의 동네에도 길고양이들이 있다. 약 한달 여 동안의 관찰 결과, 세 마리의 길고양이들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조조, 유비, 손권이 중국을 셋으로 나눠서 지배한 역사소설책인 삼국지가 생각이 든다.

 

필자의 동네 주민들은 매주 월요일 아침 일찍 쓰레기를 버린다. 그 때 주택가 쓰레기를 뒤지고 생채기를 내는 고양이가 그 인근의 지배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권력은 십년이 가기 어렵고 꽃의 화려함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권력은 자신의 것이 아니고, 잠시 자신의 주변을 흐르는 것뿐이다.

 

길고양이 세계에서도 그런 말은 진리다. 제 아무리 강한 고양이라도 이빨의 날카로움과 손톱의 강력함은 무한하지 않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새롭게 등장한 젊은 강자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놓고 떠나야 한다.

 

얼마 전부터 그런 현상이 우리 집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집 뒷마당은 물론 옆집, 앞집의 마당까지 지배하던 덩치 큰 고양이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

 

그 녀석은 한 눈에 보아도 살이 쪄서 행동이 빠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세상 모든 일이 귀찮아 보이고, 움직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잠을 자다가 깬 고양이

 

이번 주 월요일 아침 쓰레기를 버리고 난 후 고양이 세계의 영역이 바뀐 것을 체감하였다. 젊고 날랜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고양이는 필자가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쓰레기봉투를 물어뜯고 있었다. 그 봉투에는 음식물은 없었지만, 고깃기름이 묻은 프라이팬을 닦은 키친타월이 다량 있었기 때문에 고양이의 표적이 되었다.

 

구멍 난 쓰레기봉투

쓰레기를 수거가 끝난 후 아침운동을 겸해 동네 산책을 하였다. 며칠 전까지 필자 집 뒷마당에서 늘어지게 자던 덩치 큰 고양이는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공원에서 보였다.

 

활동구역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젊은 고양이에게 빼앗긴 것인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제 그 고양이는 필자의 집에 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젊은 고양이도 능청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은 없고, 거의 같이 놀자는 수준이다. 봉투를 찢다가 사람에게 걸려서 중단되어도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자신의 앞발을 핥으며 공허함을 달랠 뿐이었다. 필자가 사진을 촬영하려고 가까이 가고, 스마트 폰의 플래시가 터져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필자를 빤히 쳐다보는 고양이

 

일주일이 흘렀지만 집 주변에서는 계속 이 젊고 당돌한 고양이의 모습만 보인다. 이제 이 고양이가 필자 집 주변의 새로운 지배자가 된 것 같다.

 

이 고양이는 얼마 정도 이 영역을 지켜낼 수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지배자가 또 나타날까?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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