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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비포·애프터`..보호소 7년차 유기견의 변화

 

지난 2016년 찍은 그레이의 사진(왼쪽)과 2020년 그레이 사진(오른쪽).
지난 2016년 찍은 그레이의 사진(왼쪽)과 2020년 그레이 사진(오른쪽).

 

[노트펫] 동물보호소에서 보낸 7년이 유기견에게 미친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비교사진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온라인 영자매체 보어드판다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사진작가 소피 개먼드는 9년간 전국 각지의 동물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새 주인을 찾는 개와 고양이들을 위해서 사진을 찍어줬다. 개먼드는 지난 2016년 앨라배마 주(州) 칼훈 카운티 애니스턴 시(市)에서 핏불테리어 믹스견 ‘그레이’를 만났다.

 

핏불테리어 믹스견 그레이의 4년 전 사진.
핏불테리어 믹스견 그레이의 4년 전 사진.

 

칼훈 카운티 휴메인 소사이어티(CCHS)가 운영하는 보호소에서 유기견 54마리가 그녀의 카메라 앞에 섰는데, 단 한 마리만 빼고 모두 입양됐다. 유일하게 입양되지 못한 개가 바로 그레이였다.

 

소피 개먼드가 촬영한 그레이의 독사진. 4년 전 그레이는 젊고 활기찬 개였다.
소피 개먼드가 촬영한 그레이의 독사진. 4년 전 그레이는 젊고 활기찬 개였다.

 

한 남성이 지난 2014년 어미 개와 그레이 형제를 앨라배마 보호소에 맡겼다. 마당에서 방치된 채 자랐기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없었다. 엄마와 형제는 뉴욕 보호소로 보내진 후 입양됐지만, 그레이만 홀로 남아 보호소 생활을 벗어나지 못했다. 4년 전 개먼드와 만났을 때도, 보호소에서 2년째 지내던 차였다.

 

그리고 4년 뒤 그레이는 다시 사진작가 에밀리 코빙턴의 카메라 앞에 섰다. 올해 초 촬영한 그레이의 사진에서 새 주인을 기대하는 희망이 사그라지듯 미소가 사라졌고, 까맣고 윤기 나던 털은 윤기를 잃고 희끗희끗해졌다.

 

4년 뒤 크게 변한 개 그레이. 사람을 좋아하고, 뛰어놀길 좋아하는 개지만, 다른 개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입양 기피견이 됐다.

4년 뒤 크게 변한 개 그레이.

사람을 좋아하고, 뛰어놀길 좋아하는 개지만, 다른 개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입양 기피견이 됐다.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 7년을 보호소에서 보내면서, 그레이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노화보다 더 큰 변화가 느껴졌다. 바로 홀로 남겨진 개의 쓸쓸함이다. 물론 4년 전 촬영한 사진들 중에 무표정한 사진도 있었지만, 올해 초 사진에서 그레이의 눈빛이 빛을 잃었다는 점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레이가 끝내 입양되지 못한 까닭은 다른 개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개먼드는 “그레이는 개들과 친구가 돼 본 적이 없어서, 산책하며 스치는 것은 괜찮지만, 대면하고 어울리는 것은 문제가 된다”며 “그래서 그레이는 유일한 반려견 자리만 갈 수 있어서, 그 제약이 새 주인 후보군을 더 좁혔다”고 설명했다.

 

귀엽게 빨간 스카프를 맸지만, 슬픈 눈빛을 감출 수 없다.
귀엽게 빨간 스카프를 맸지만, 슬픈 눈빛을 감출 수 없다.

 

게다가 보호소가 앨라배마 주 시골에 있어서, 입양 희망자들이 찾아오기 쉽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레이를 사랑하는 보호소 직원들은 유기견들이 들락날락할 동안 그레이가 이를 지켜보면서 시무룩한 모습을 보기 힘들어했다.

 

CCHS의 셸리 헌트 이사장은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에 “나를 가장 슬프게 하는 점은 그레이가 마당에서 놀다가 다시 개집으로 들어갈 때로, 그레이가 들어가면서 ‘이게 내 집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헌트 이사장은 “우리는 그 개집이 그레이의 집이 되길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그레이에게 진짜 집을 찾아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레이의 현재사진.
그레이의 현재 사진.

 

그레이의 사연은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전해져, 누리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왝스 투 리치스 포토그래피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비교 사진은 동물전문매체들의 조명을 받았다.

 

세바스찬 고메즈는 댓글에 “이 노령견은 보호소 케이지보다 더 좋은 곳에서 살 자격이 있다”며 “개들은 황금기에 사랑과 감사를 받으며 살아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10살 푸들 견주인 도나 데이비스는 “노령견의 사랑만한 것이 없으니, 제발 누군가 그레이를 입양해달라”며 “죽기 전 2년간 푸들을 키웠는데, 정말 다정다감했다”고 댓글을 달았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그레이가 입양되길 기원했다. 누리꾼들은 그레이가 입양됐는지 그레이의 소식을 계속 전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성원이 모여서, 조만간 기쁜 소식이 전해질 전망이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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