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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의 기원, 홍어에게 물어보라

[노트펫] 작은 다리를 질질 끌며 해저를 걷는 홍어를 보라! 인간은 지금껏 생각했던 것만큼 특별하지 않다.

 

@ cosmosmagazine.vom(참고 1)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들의 보행을 가능케 하는 유전자와 신경세포가 홍어에서도 발견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보행에 필수적인 신경세포가 종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수백만 년 먼저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한 신경과학자 그룹은 해저에서 걸을 수 있는 작은고슴도치홍어(Leucoraja erinacea; 상어와 가오리의 가까운 친척)라는 원시어류를 연구한 결과, 홍어의 보행능력을 제어하는 신경망이 포유류의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9일 셀(Cell)에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는 "보행을 제어하는 신경이 4억2천만 년 전 물고기에서 진화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참고 2). 이는 최초의 네발동물이 바다에서 기어나온 시기보다 2천만 년 앞선다(참고 3).

 

이번 연구는 '보행에 필요한 신경세포가 척추동물이 육지에 상륙하기 전에 생겨났음'을 입증하는 유일한 직접증거를 제시한다. 

 

"뼈, 치아 등의 단단한 신체구조는 화석기록에 잘 보존되어 있지만, 근육이나 신경과 같은 연조직들은 시간경과에 따라 신속히 분해되거나 종종 사라진다. 그러므로 고대동물의 운동을 제어하는 신경을 연구하려는 연구자들은, 조상들과 매우 비슷한 것으로 믿어지는 현생동물들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라고 럿거스 대학교의 나카무라 테츠야 박사(진화생물학)는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사지제어 회로(limb-control circuit)의 기원을 최초로 심층분석했다"라고 코넬 대학교의 조지프 페초 박사(신경과학)는 말했다.

 

"해저에서 걸을 수 있는 포유동물과 근연관계에 있는 물고기들이 몇 종 더 있지만(참고 4), 비교적 원시동물인 홍어가 사람과 똑같은 방법으로 운동할 수 있다니 정말 멋지다. 인간은 지금껏 생각했던 것만큼 특별하지 않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하나의 작은 발걸음

 

홍어의 행태는 수억 년 전 바다에 살았던 조상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들은 일련의 커다란 지느러미를 이용하여 바닷속에서 헤엄치고, 별도의 작은 지느러미 세트를 이용하여 해저에서 기어다닌다.

 

"홍어가 헤엄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본다면, 작은 지느러미가 마치 다리처럼 보일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뉴욕 의대의 제러미 데이슨 박사(신경과학)는 말했다.

 

또 "그뿐만이 아니다. 홍어는 지느러미를 실제로 다리처럼 움직인다. 그는 좌우 지느러미를 교대로 움직이며 해저에서 기어다니는데, 지느러미를 구부리고 펴는 모습이 우리가 달리기를 할 때 다리를 움직이는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고 덧붙였다.

 

[동영상] 해저에서 아장자장 걷는 홍어


그건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연구진은 "인간이 사지의 굴신(屈伸)에 사용하는 근육을 제어하는 신경세포가 홍어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홍어의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신경세포에서 발현된 유전자 중 상당수가 홍어와 포유동물 모두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사점들을 감안하여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지금으로부터 약 4억 2천만 년 전, 홍어와 포유동물의 공통조상은 보행에 필요한 신경망(Hox 의존 신경망)을 이미 보유했을 수 있다".

 

그러나 홍어와 인간이 두 개의 사지로 걷는 능력을 진화시킨 과정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들은 공통조상이 보유했던 유전자와 신경세포 세트를 이용하여, 각각 독립적으로 보행능력을 발달시켰을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정희경 박사(신경과학, 現 스탠퍼드 대학교)는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결과 해석에 유의할 것을 촉구했다. "살아있는 생물그룹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들의 조상도 그러했으리라고 유추할 때 극도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고 일리노이 시카고 대학교의 마이클 코츠 박사(진화생물학)는 말했다.

 

"홍어와 인간의 공통조상이 보행에 필요한 유전자와 신경세포 세트를 보유했었음을 확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포유류와 좀 더 근연관계에 있는 어류를 표함한) 대규모 동물군을 분석해야 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데이슨 박사는 향후 연구 방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보행용 지느러미 하나 당 여섯 개의 근육을 보유하고 있는) 홍어를 연구함으로써, (사지 하나당 수백 개의 근육을 보유하고 있는 마우스나 인간과 같은) 최근에 진화한 생물들의 보행을 제어하는 신경망의 연결방식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지식은 척수부상에서 손상된 회로를 수리하거나, 인간의 보행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장애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그는 말했다.

 

양병찬 과학번역가(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  

 

※ 참고문헌
1. https://cosmosmagazine.com/biology/reports-detail-a-skate-that-walks-and-another-that-lays-eggs-near-hydrothermal-vents
2. Jung, H. et al. Cell (2018); http://dx.doi.org/10.1016/j.cell.2018.01.013
3. Niedźwiedzki, G., Szrek, P., Narkiewicz, K., Narkiewicz, M. & Ahlberg, P. E. Nature 463, 43-48 (2010); http://dx.doi.org/10.1038%2Fnature08623
4. King, H. M., Shubin, N. H., Coates, M. I. & Hale, M. E. Proc. Natl Acad. Sci. USA 108, 21146–21151 (2011); http://dx.doi.org/10.1073%2Fpnas.1118669109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17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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