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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예의라곤 1도 없는 안락사 문의

 

"강아지, 고양이 안락사 물어보는데 진짜 예의가 없어요."

 

한 수의사의 하소연이다. 얼마 전 경기도의 한 동물병원, 병원이 문닫을 무렵 어떤 여성이 가방을 하나 들고 들어 왔다.

 

수의사는 고양이가 아파 이동장에 넣어 가지고 왔겠거니 했다. 직원이 곁으로 오더니 밖에 들리지 않게 그 여성이 안락사를 문의하러 왔다고 했다.

여성과 마주앉아 일단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양이를 수년 전에 구조해서 키워 왔는데 최근에 아이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져서 입원을 시켰고 퇴원한지 5일이 지났다고 했다.

 

"다니시던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게 나을 것같은데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물었다.

 

병원이 멀어서 왔다고는 했지만 바로 옆동네로 그다지 멀지도 않았다.

 

전에 한번도 내원한적도 없고 진료 한번 본적도 없는 아이를 데리고 와서 안락사를 시켜달라니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어떻게 보호자가 고양이를 키워 왔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원래 다니던 병원 선생님이 잘 알고 있으니 아이 상태를 잘 아는 분이 보내주는게 나을 것 같다고 하고 돌려 보냈다.

 

이렇게 종종 동물병원엔 안락사 문의가 온다.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전화로 안락사를 문의한다.

 

대부분은 이번 경우처럼 해당 병원에 한 번도 내원 한 적이 없는 경우라는게 수의사들 이야기다.

 

일부러 모르는 병원을 찾기도 하고, 본인이 편하자고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기도 한다.

 

안락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안락사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만한 몇가지 요건들이 있다.

 

그 요건들을 충족하고 있는 상태라면 조심스럽게 수의사가 보호자한테 안락사에 대한 언급을 하게 된다.

 

그런데 진료를 받아 본 적이 없는 반려동물이라면 애초에 수의사가 안락사를 고려하는 요건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

 

환자가 그 요건을 충족하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수의사 입장에서 진료 정보가 없는 이상 다른 병원을 다녔다는 보호자의 말을 믿을 수가 없고, 보호자의 말만 듣고 생명을 거두는 안락사의 짐을 떠안을 수는 없다.

 

이 수의사는 "처음 보고 다짜고짜 돈 준다는데 왜 안락사를 시켜주지 않느냐고 화내는 보호자도 있다"며 "해당 반려동물을 한 번 본 적도 없는 수의사에게 안락사를 요구하는 것을 무례하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하는 반려동물한테도 예의가 아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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