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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개에 대한 이해와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해결의 실마리'

유경근 방배한강동물병원장 기고

 

 

[노트펫] 최근 한 연예인이 키우던 개가 이웃을 물었고, 결국 피해자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가 반복되어 사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개 주인의 책임과 의무 그리고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사고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개를 키우는 사람에게 있다. 그래서 펫티켓을 잘 지키자는 캠페인이 여러 매체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애견인들도 자정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단속 및 처벌 강화와 펫티켓만으로 이런 사고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는 사고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 정확한 이해와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품종으로 맹견을 관리한다? 땡!

 

우선 맹견에 대한 오해부터 해결해야 한다. 동물보호법에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드와일러, 그밖에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 등이 맹견으로 분류되어 있어 외출할 때 개줄 착용과 더불어 반드시 입마개를 하게 되어 있다. 정부는 맹견의 범위를 좀 더 확대할 계획이다.

 

당연히 이 개들에게 물리면 위험하다. 하지만 이 품종이 원래 사나워서가 아니라 턱 힘이 세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리트리버 종이 사람을 물어 큰 사고가 생기는 일이 제법 있다. 사람들이 리트리버 종은 순하다고 생각해 함부로 만지거나 다가가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특정하게 사나운 품종은 없다. 특정 품종을 통제해 사나운 개를 관리한다는 생각은 근거도 없고 효율적이지도 않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에게 사나운 개에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품종과 관계없이 평소 사나운 개라면 입마개는 필수다.

 

무는 사고에 대한 보호자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특정 품종을 관리하는 게 해답은 아니다. 개주인 스스로 개가 사나운 것으로 판단되면 입마개를 착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개가 무는 이유? 사람이 두렵기 때문

 

두 번째로 개가 무는 이유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두려워서 문다. 따라서 무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증가시키는 요인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개가 어린 아이를 무는 사고는 대부분 어른이 없거나 개를 잘 통제하지 못해 발생한다. 따라서 개 주인은 사람이 있는 공간이라면 실내외를 불문하고 개를 잘 통제해야 한다. 통제할 수 없다면 사람이 있는 곳에 가급적 가지 말아야 한다.

 

또한 아이들만 개와 함께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반인들도 개를 좋아한다거나 개가 순해 보인다고 주인의 확인없이 접근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그런 상황에 대해 잘 교육을 해야 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도 안전 교육 차원에서 가르쳐야 한다.

 

사회화와 올바른 교육은 애견인의 몫

 

개가 사나워지지 않고 사람에게 친숙해질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대형견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마당에 묶인 상태로 길러진다. 주인 외에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란다. 소형견들도 대부분 사람을 만날 기회 없이 실내에서만 생활한다. 이런 환경은 개가 사람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또한 사람을 잘 따르게 할 목적으로 개를 체벌과 강압적인 방법으로 훈련을 시키면 오히려 두려움 때문에 더욱 사나워진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생후 3개월 이전, 즉 입양 후 바로 사람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사회화에 힘써야 한다.

 

또한 서열이나 우위성에 기초한 강압적이 훈련이 아니라 올바른 동물행동학에 기초한 교육을 해야 한다. 사회화와 올바른 교육은 개를 키우는 모든 사람들의 책임이자 의무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바로 개를 키우는 사람과 키우지 않는 사람들 간의 갈등이다. 최근 이 사건 때문에 개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평소 줄도 잘하고 배변도 잘 치웠지만 최근 산책을 하다보면 따가운 시선 때문에 밖에 나가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하는 애견인들이 많다.

 

개는 인간과 이미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개에 대한 사람의 인식은 천차만별이다. 개가 가족 같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너무 싫고 무서운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의 차이와 별개로 개는 오랜 시간 사람과 함께 생활했다.

 

인류의 문명과 거의 함께 한 셈이다. 개는 우리 일상 속 깊은 곳에서 함께 살아왔고, 살고 있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기에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배려다. 특히 개를 사랑할수록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에 대해 각별히 배려해야 한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숙지하고 평소 개를 데리고 다닐 때 항상 신경써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실내에 들어가야 할 때는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고 반드시 개를 안고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많이 짖거나 사나운 개라면 사람이 있는 장소는 가능한 피하는 것이 예의다. 실외에서도 사람이 있을 때는 주인 옆을 벗어나지 않게 줄을 짧게 잡고 다녀야 한다. 개가 두려움이 많다면 경계없이 다가오는 사람에겐 미리 알려줘야 한다. 대변을 치우는 것은 처벌을 떠나 너무도 당연한 예절이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개를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것 자체가 불만이다. 하지만 개는 산책을 통해 사회화를 해야 하고 그래야 사람과 친숙해져 무는 사고나 짖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개가 불편하더라도 공존을 위해 그럼 점을 다소 이해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도 개를 키우는 사람에 대해 올바른 교육과 홍보는 물론이고 개를 산책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반려동물 놀이터가 몇 군데 생기고 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개의 학명에 들어 있는 'familiaris'는 친숙함과 가족의 어원이다. 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서로에 대한 배려로 개를 얼마든지 사람과 친숙한 존재로 만들 수 있다. 개를 사랑하든 하지 않든 간에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이로운 일일 것이다.

 

유경근 방배한강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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